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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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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공예와 한국적 심미안을 예술의 조화로 삼다  텍스타일 작가 소진숙, 소진숙은 스웨덴 현대 공예를 국내에 소개한 큐레이터이자 자신만의 작품 스타일을 개척한 세계적인 텍스타일 작가다. 스웨덴에서 30년 넘게 작업을 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지만 그는 한 번도 ‘한국적’인 화두를 놓친 적이 없었다.



스웨덴 공예에서 발견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미래

지난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스웨덴 현대공예전≫ 전시회가 열렸다. 그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웨덴 공예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번 전시에서는 스웨덴에서 인지도가 높은 17인의 중견 공예 작가들이 참여해 섬유, 금속, 유리, 도자기 그리고 나무 등의 소재로 만든 현대 공예작품 49점을 선보였다. 이번 공예전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절제되고 간결하며 기능주의의 전형적인 북구 공예가 아닌 다소 다른 스웨덴의 예술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예 예술은 오늘날 스웨덴에서 가장 활동적인 예술 표현의 한 방식으로 이번 공예전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진화한 정제된 방식으로 기능과 형태라는 개념을 파괴하고 변화시킨 독특한 작품이 대거 쏟아져 많은 관심과 눈길을 끌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스웨덴 현대공예전≫을 선보인 데는 2년 전부터 전시 구상을 하고 스웨덴 공예 작가를 섭외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기도 한, 한 명의 정성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이자 작가인 소진숙 씨다. 소진숙 작가는 30년간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작가로 활동하며 한국에서 지낸 시간을 경험으로 양국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텍스타일 작가 소진숙“스웨덴은 손으로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즐기는 문화가 사회 전체적으로 퍼져 있어 공예 수준이 무척 높습니다. 최근 세계의 각종 디자인페어와 언론매체들은 북유럽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스웨덴 디자인은 북유럽 디자인의 미래라고 불리고 있죠. 이번 전시회는 스웨덴의 공예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겁니다. 또 한국이 북유럽 디자인을 배우고자 하는 의욕은 높지만 그 밑바탕인 공예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순수 공예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술과 디자인, 공예가 합쳐진 조형적 미술

Hanging Cabinet of Oak Hans Ahnlund, 2011, Wood, 25x20x38츠이번 ≪스웨덴 현대공예전≫ 에 소진숙 작가는 유일한 한국인으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철망 직물 2011 무제Ⅰ,Ⅱ>에서는 1984년부터 투명한 철망 직물재료를 사용한 작가의 작품 세계가 그대로 반영되듯 철망 직물을 태우고 색칠하고 금과 은을 입혀 깁고 접는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선보였다. 소진숙 작가의 특징 중 하나는 오래된 종이 작업을 들 수 있다. 1996년 일본 홋카이도 현대미술관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접한 한국 보자기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이후 한국의 고대 섬유예술을 스웨덴에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한국 고서의 오래된 종이를 배경으로 철망, 은사, 금박 등의 재료를 덧대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오래된 종이를 사용한 다섯 개의 실패>는 영은미술관 입주 작가로 국내에 머물 당시, 작품에 사용할 오래되고 고풍스러운 전통 재료를 찾다가 발견한 고서와 실패를 이용해 자르고 색칠하는 등의 실험 정신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보자기 전통에 대한 오랜 연구 끝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하고 구축한 작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텍스타일 작가인 소진숙은 스웨덴을 기반으로 점차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3년마다 열리는 북구 트리에널, 제14회 로잔느 비엔날레, 네덜란드 틸부르흐(Tilburg)의 직물박물관, 헝가리의 SVARJ 박물관 등과 같은 여러 나라와 전시에 초청 전시한 바 있으며 1993년 일본에서 열린 In our hands 국제 행사에서는 철망 직물로 접어 표현한 작품으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Replication2 Eva Hild, 2011, Brown-black stoneware, 50x90x48cm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재료는 다양한 굵기의 철망이나 구리망이다. 평면 위에서 직접 작업하며 손으로 주름을 잡거나 접으며 형태를 반복하거나 왜곡시켜 입체감을 표현하는데 주름지고 접힌 구조는 조각적인 엄격함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철, 금, 은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어느새 재료들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마치 우아하고 섬세한 춤을 추는 듯하다. 또한 작가는 한국적 전통을 배경으로 자연스러운 운동감을 깊이 있게 표현해왔다. 투명한 오간자나 복잡하게 엉킨 철망에 주름을 잡거나 땋고 접으며 바느질하는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사용해 추상적이면서 리듬감이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조각보를 연상케 하는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서양적 재료가 혼합된 또 다른 추상 공예라 할 수 있다. 미술과 디자인과 공예가 합쳐진 조형적 미술은 소진숙 작품의 가장 특별한 점이다.

전통과 현대, 변화와 포용이 어우러진 문화예술을 꿈꾸다

“스웨덴에서 30년을 살았고 일본, 뉴욕을 비롯해 전 세계를 다니며 작품 활동하고 전시회를 했지만 나의 뿌리는 항상 하나였어요. 한국과 한국의 정서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항상 나를 채우는 정신이자 감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고해져 앞으로 내가 펼칠 작품의 근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만간 귀국전을 통해 더욱 심화한 한국적 재료와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스웨덴에서 폭넓은 지원과 지지를 얻으며 작품 활동을 하는 소진숙 작가는 최근 한국에 스웨덴에 대한 이해가 부쩍 늘었다며 누구보다 이를 반갑게 여긴다. 앞으로 ≪스웨덴 현대공예전≫처럼 양국 간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리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함께 방한한 스웨덴 공예 작가들도 활기 넘치는 한국인의 에너지를 확인하며 조만간 한국에서 개인전을 갖거나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소진숙 작가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작품이나 대학 강단을 통해 꼭 알려주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다.

Nature Morte Carl Richard Söderström, 2011, Highfired stoneware, 28x38x52cm, Gloria, the Cotemporary Bride Hedvig Wetermark&Mia Ögren, 2010, Found and Recycled materials, 120x250x170cm“공예를 디자인과 같은 부류로 봐서는 안 됩니다. 소재, 색이나 형태를 먼저 인지하지 않고서는 디자인을 거론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에너지가 넘치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어제와 오늘의 것이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면 기본은 온데간데없고 감각만 따지는 패스트 디자인이 중시되곤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긴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손과 눈으로 살피는 공예는 가장 기본에 충실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철망 소재 하나로 30년 작품을 해왔던 것처럼 이번 전시에 참여한 모든 작가가 그렇습니다. 기본을 익히고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져진 시간과 공으로 완성된 공예가 이해가 됐을 다음 단계가 디자인과 기능이 됩니다. 저는 그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알리고 또 기회가 되면 강단에서 기능적 디자인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요.”
오감을 닦아주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고 손 작업으로 감각을 일깨우며 자기 안의 변화를 먼저 인정하라는 소진숙 작가의 말처럼 유행과 속도에 따라가는 추세에 우리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 살펴봐야 할 일이다.

변화에 대한 포용이나 아량도 없이, 한쪽으로만 치닫는 문화를 우리는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 않았는지 소진숙 작가는 이번 ≪스웨덴 현대공예전≫을 통해, 그리고 한국적인 것으로 국제무대에서 위용을 떨치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반성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업의 과정과 변화를 모두 담을 작품을 들고 다시 찾겠다는 소진숙 작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양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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