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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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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미술관에서 식견의 폭 넓히다  KF 글로벌 뮤지엄 인턴십 체험기  8월 30일 보스턴에 도착한 나는 매사추세츠 브루클린 태판 스트리트 178번지에 터를 잡았다. 보스턴의 여름은 서울과 유사했고, 인근에 공원도 있어 때로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며 나는 현지에 적응해나갔다. 새 보금자리에 익숙해질 무렵, 보스턴미술관 인턴 및 자원봉사자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여 향후 인턴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안내 사항을 들었다. 그리고 이주일쯤 뒤인 9월 20일부터 인턴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합리적인 보스턴미술관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내가 배치된 곳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부(이하 아시아부)였다.
나의 인턴십 담당자인 한국미술담당 연구 큐레이터 김수형 선생님께서
박물관 직원분들을 소개해 주신 후 내가 맡아야 할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평일 전일제 근무를 원칙으로 근무 시간은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결정되었다.
아시아부의 모든 직원분들이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고 특히 제인 포탈
(Jane Portal) 마쓰타로 쇼리키 (Matsutaro Shoriki Chair) 아시아부
부장님께서는 미술관 안팎에서 보다 편리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알려 주셨다.

보스턴미술관에는 TMS(The Museum System)라 불리는 전사적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이 있는데 동 시스템에 접속하면 모든
소장 유물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큐레이터 부서
에서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데이터 또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관 직원이라면 필히 그 사용법을 숙지해야 했다. 따라서 나도 정보관리부에서
실시한 TMS 기초 교육을 통해 동 시스템의 기본 기능을 배웠고 이후 21일과 23일
양 일에 걸쳐 TMS의 고급 기능에 대한 강의에도 참석했다.

한국유물자료의 파일링 작업 담당을 맡아

내 담당 업무는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회화 컬렉션에 관련해 신규 자료를 찾아 이를 적절한 파일에 보충해 주는 일이었다. 보스턴미술관의 TMS에는 총 117점의 한국 회화 유물이 등록되어 있는데 불화 및 도교 관련 작품 42점을 제외하곤 모두 일반 회화 및 서예류다. 불화 및 자기(대부분 청자)의 경우 그 정보를 수록해 놓은 기존 파일이 일부 존재하기도 했으나 일반 회화 작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파일함에 보관된 기존 자료를 확인한 후 미술관 자료실에서 새로운 자료를 찾게 되면 이를 해당 파일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를 한 폴더에 넣고 가능하다면 기존 분류 형식에 따라 1) 표지 혹은 관련 메모, 2) 비교 자료, 3) 관련 문헌, 4) 사진 자료 이렇게 4가지 항목으로 정리했다. 다양한 전시 도록은 물론 타 박물관의 온라인 유물 데이터베이스도 살펴가며 비교 연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물론 이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방식이기는 했지만 실질적 형태 분석과 심화 연구 작업을 위해 필요했다. 관련 논문 및 문헌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최근 발간된 한국 관련 학술 서적 및 전시 도록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끼고 그 부분을 보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포탈 선생님께 말씀 드렸다. 이에 선생님께서는 추천 도서 목록을 만들어보라고 하셨고 목록을 작성하며 나는 서양에 우리나라의 역사 및 사회, 예술을 소개하는 영문 책자를 많이 발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했다.

다양한 업무 통해 시각적 통찰 얻어 다양한 업무 통해 시각적 통찰 얻어
소장 유물 파일 작업 외에도 10월 4일부터 11월 9일까지는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된 한국 회화 유물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김수형 선생님께서는 맹응도(猛鷹圖)에 대한 내 특별한 관심을 아시고 그 작품을 먼저 보여주셨다. 이전에 난 이 장르를 주제로 논문을 쓴 바 있었다. 미술사를 전공하는 젊은 학도에게 이런 걸작을 접한다는 것은 향후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더할 수 없는 기회다. 10월 둘째 주부터는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계신 조인수 교수님께서 우리 미술관에 합류해 한국화 연구를 진행하셨다. 교수님으로부터 작품과 관련된 귀중한 조언과 정보를 들을 수 있었음은 물론 연구 방법과 학자로서의 통찰적 시각 또한 배울 수 있었다. 교수님의 연구를 보조하며 작품과 관련해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사항 및 각종 의견을 기록하고 필요에 따라 사진도 찍었다. 이러한 일련의 데이터는 TMS에 추가됐을 뿐만 아니라 동 자료를 바탕으로 미술관 자체 회의도 열렸다.

포탈 선생님의 배려로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시아부 월간회의는 물론 금년 확장 재개관을 앞두고 있는 한국관 관련 회의에도 참석했다. 설계안의 세부 조정 사항이나 전시 규모 혹은 작품의 보존 처리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물어오실 때면 나는 성심껏 답변함으로써 내 역할을 다했다. 이러한 회의에 참석하며 전시관을 개관하기까지 개념 정립에서부터 기획, 최종 설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복잡다단한 단계를 거치는지 깨닫게 됐다. 포탈 선생님께서는 또한 미술관에 소장된 한국 회화 작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1월 14일 회의를 주재하셨다. 이는 미술관의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해당 작품을 교차 검토하여 그 기원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함이었다. 나는 동 회의에서 최 교수님, 그리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다른 연구자들의 의견을 대신 요약해 발표하는 역할을 했다.

지식과 식견을 넓힐 수 있었던 행사와 강의 지식과 식견을 넓힐 수 있었던
행사와 강의

이러한 업무 외에도 미술관 내외부에서 열린 다양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 중에서도 10월 13일 '프렌즈 오브 아시안 아트(Friends of Asian Art)'라는 제목으로 열린 관람객 대상 강좌는 특히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영박물관 소장 중국 옥 유물의 역사 및 과학을 이용한 그 가치의 재평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대영박물관의 캐롤 마이클슨(Carol Michaelson) 중국미술담당 큐레이터는 대영박물관이 수년에 걸쳐 중국 옥 유물을 입수하게 된 과정과 그 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 다양한 사건에 대해 소개했고, 강연 후에는 청중들로부터 수많은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9월 30일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주최한 '실크로드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유리'라는 고대 한국 관련 워크숍에도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이인숙, 권오영, 김규호, 제임스 랭턴(James Lankton) 등 여러 발표자의 발표를 듣고 실크로드를 통한 초기 교역을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포탈 선생님과 유키오 리핏(Yukio Lippit) 교수님의 허락 하에 하버드대에서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일본 목판 인쇄에 관한 강의를 청강함으로써 17세기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고 있는 일본 목판 인쇄를 통해 일본의 문화 및 예술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리핏 교수님은 일본 회화 전통, 인쇄산업, 그리고 계속 진화하는 도시 문화 맥락에서 인쇄 기술과 부세회(浮世繪) 양식 및 동 분야의 거장들에 대해 다루셨다. 한중일 삼국 간의 문화적 상호작용에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내게는 상당한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통찰적 식견도 가질 수 있도록 해준 매우 유용한 강의였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의사소통 문제 외에도 할당된 일련의 작업을 모두 수행하기에는 9월 20일에서 12월 20일이라는 3개월의 기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져 약간은 긴장했었다. 하지만 TMS에 익숙해지고 업무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니 내 지식을 실제 현장 작업에 적용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 지면을 빌어 이러한 모든 일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주신 보스턴미술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다연 보스턴미술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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