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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07012
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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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촌마을의 생계를 위한 산림의 역할, 송이버섯 채집을 중심으로  송이버섯 (사진. 국민대 전영우 교수 제공)  서림리에서 농사준비에 한창이신 할아버지


“송이버섯을 따러 얼마나 자주 산에 가십니까?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별도의 기술을 이용해 산림관리를 하시는지요?” “그런 기술이 오히려 수확량을 감소시킨다구요?”

필자는 산촌마을의 생계유지에 있어 숲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특히 각 가정이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숲을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이는 숲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해당 공동체에 혜택을 주면서도 동시에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산림정책을 설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양양군 서림리에서 최근 수행한 시범연구 외에도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8개 산골 마을의 280가구를 대상으로 추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산림정책 설계를 위한 정보 수집을 시작으로

강원도 양양군 서림리 진입로필자는 2012년 1월 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을 받아 현장조사를 목적으로 이곳 한국에 오기 전까지 2년간 켐브리지대학교에서 한국의 산골마을과 관련해 연구를 진행했었다. 한국에 도착한 후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국립산림과학원 및 국민대에서 기관 차원의 지원을 받아 현장조사에 필요한 각종 준비를 하는 것으로 현장 조사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 조사를 위해 우선 자료를 수집할 연구대상 마을을 선정해야 했는데 그 또한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매우 운 좋게도 놀라울 정도로 독특한 산촌특산품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바로 송이버섯이었다. 송이버섯은 인공재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산림자원의 하나로 그 수확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재배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수익원이 된다(산림조합에 판매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킬로그램당 최고 854,000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아마도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맛이 정말 일품이라는 점이다! 송이버섯이 그리도 맛있냐고 재배업자 두 명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이들의 눈은 그 맛과 향이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기 전부터 그 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뭔가 흥미로운 얘기를 찾을 수 있으리라 직감한 필자는 송이버섯으로 유명한 두 지역, 즉 강원도 양양군과 경상북도 봉화군에 소재한 9개 마을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강원도 양양군 현장 조사의 경험

필자의 자료수집방식은 많은 시간을 요했다. 매 건 별로 20분에서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50분 가까이 걸린 적이 다반사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파견된 연구조교 두 분의 도움을 받아 질문을 하나씩 해 나가면서 대화형태로 진행됐다. 조사항목은 해당가구에 대한 일반사항 및 보유자산과 소득, 송이버섯 관련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자료의 정확성 제고 및 기억회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분해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즉 관심영역을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소규모 질문 및 응답으로 세분화 함으로써 이들 응답을 바탕으로 나중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데이터를 다각화해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문에 자체검사항목도 포함시켰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설문도구가 현장에 얼마나 잘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과거 한국에서 시골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가 대부분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지면문답형식으로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해답을 찾는 방법은 단 하나, 시범연구를 실시하는 것이었다.

우리 연구팀은 아침 일찍 양양군으로 향했다. 네 시간 정도 차를 달려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소박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마을회관에 들렀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농어촌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강력한 정부정책 덕분에 시골이라고는 해도 마을시설 및 건물들이 대부분 도시에서 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례로 인터넷 환경만해도 최고수준을 자랑했다. 더욱 놀라웠던 점은 외관은 그리 화려하지 않은 집조차도 집안에 들어가면 커다란 삼성평면 TV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연구팀의 방문일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첫 날은 이장님을 만나 뵐 수 없었다. 다음날 다시 이장님을 찾아 뵙기로 약속을 잡으며 마침 마을회관에 계시던 주민 한 분께 설문조사에 응해주실 수 있는지를 여쭸지만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며 거절하셨다. 첫술에 배부르랴 스스로 위안하며 더욱 용기를 내어 마을 초입에 있는 첫 번째 집의 문을 두드렸다. 할머니 한 분께서 나오시기에 우리 연구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혹 설문에 응해주실 수 있는지를 여쭤보니 집안으로 우리 일행을 들어오라 하신다. 설문이 진행되는 내내 할머니께서는 조합에 납품할 인진쑥을 계속 포장하셨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구체적인 자료를 설문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할머니의 환대에 감사하며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할머니께서는 필자의 건강을 위해 가져가라며 인진쑥 한 봉을 챙겨주시기까지 했다. 이후 이 마을에서 18가구를 더 조사하고 이장님과도 면담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사례를 통해 새로운 산림정책 도출 기대돼

경제학자인 필자는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데이터의 익명성과 비슷비슷한 속성 때문에 각 데이터가 어떻게 실제인물을 대변하는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데이터를 직접 수집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반되는 대화와 따뜻한 환대는 그야말로 보람을 느끼게 한다. 향후 책상에 앉아 자료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조사에 응해준 해당 면담자의 얼굴과 당시의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6월까지 자료수집을 마감할 계획으로 있다. 이후 본 연구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입안자들이 산촌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산림정책을 도출해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또한 한국이 개도국은 물론 선진국에도 귀감이 될만한 사례를 제시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특히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에 이루어진 재조림(再造林)이나 각종 도농연계사업, 1차 산물의 부가가치를 제고하는 제도적 역량, 귀농현상 등은 전세계인이 귀를 기울이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주요사례라 생각된다.

테리 반 게벨트(Terry van Gevelt)
캠브리지대학교 발전문제연구소 박사과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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