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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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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서울 이상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서울 자체만도 엄청나게 큰 도시라 가고 싶은 곳도 많았고 그에 비해 시간은 충분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 생활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고 그간 꽤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으며 매우 친절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난 몇 달 간의 경험에서 깨달은 또 한가지 사실은 한국은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어 필히 수도 서울을 벗어나 여러 도시를 가 보며 숨은 일면들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이다.

섬에서 보낸 사흘

제주 테디베어 박물관에서지난 달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겼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만반의 준비를 갖추며 여행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출발 당일 우리 일행은 모두 아침 일찍 길을 나서 공항행 버스에 올랐고 공항에 도착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탑승 수속을 마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그 순간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들떠 있었고 한시라도 빨리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다.

제주에서의 사흘 일정 동안 우리는 테디베어박물관, 중문 주상절리대, 여미지식물원,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에코랜드, 해변 등 섬 곳곳을 탐험했다. 잠수함도 탔고 승마와 조개잡이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이들 장소 하나하나, 그리고 경험 하나하나가 모두 즐겁기 그지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필자의 뇌리에 가장 크게 각인된 세 곳을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해변을 따라 다양한 크기의 육각 돌기둥이 수직으로 배열해 있는주상절리대는 한라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중문단지 근처의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형성된 것이라 한다. 절벽에 가 부딪히는 파도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실제로 이런 아름다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해안선을 따라 거닐며 주변 경관을 즐기는 우리의 발걸음은 내리는 비에도 멈추지 않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는데 동영상 촬영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원시의 자연 속으로

제주 성산일출봉에서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만장굴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먼저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들었다. 삼십만 년에서 십만 년 전쯤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던 시기에 용암이 제주도 북동쪽 해안의 비탈 지형을 휘돌아 흘러 내리며 일련의 용암 동굴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안전 상의 이유로 용암동굴계에 속한 동굴 모두를 둘러볼 수는 없지만 일부 동굴은 관람객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었다. 일단 동굴 안에 들어서면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숨이 멎을 듯하다. 내부는 어둡고 싸늘하지만 각양각색의천연구조물이 향연을 펼친다. 동굴 속을 걸으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다시 느꼈다.
탐험을 마치고 동굴 끝에 다다라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동굴 밖에는 갖가지 다양한 수목으로 이루어진 숲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동굴과는 대조적인 경치를 이루며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한층 배가시켰다.

성산일출봉은 십만 년 전 해저에서 화산이 폭발하며 형성된 지형이라 한다. 처음에는 정상까지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벗과 아름다운 경치가 있으니 못할 것이 없었다. 사십 분 가량이 걸려 정상에 이르니거대한 분화구가 자리하고 있었다.마치 어마어마한 크기의 왕관처럼 보였다.몸은 피곤했지만 분화구 주위를 다 둘러보려 노력했다. 봉우리에서 바라보니 바다와 도시가 한 눈에 들어오며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더욱이 운 좋게도 하늘이 쾌청해 모든 것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 있다 보니 일순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합쳐져 그 끝과 시작을 구분할 수 없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필자의 마음 속에는 이미 그 경관이영원히 아로새겨졌다.


자연을 닮은 제주 사람들

제주도 해안에서 조개줍기이제 화제를 돌려 경험과 장소가 아닌,‘사람’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필자가 느끼기에 제주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과는 좀 다른 듯 했다. 제주 사람들은 자부심도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고 친절하며 자연 친화적인 것 같다고 우리 일행은 입을 모았다. 공항, 호텔, 식당, 박물관, 공원, 어디를 가든 모든 이들이 우리를 친구로 대해주었다. 처음엔 제주 사람들의 발음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거나 그들이 우리를 낯설게여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발음도 명확히 잘 이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그들에게 친구였다. 제주도의 관습과 일상생활, 그리고 자신들의 일에 대한 얘기는 물론 한국 방방곡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제주에서의 사흘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너무나도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고 기억할 거리가 넘쳐나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한국의 새로운 면, 즉 완벽하게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제주도가 왜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제주인의 자부심에 대해서는 두말 할 나위 없거니와 이토록 경탄을 불러 일으키는 유산을 부분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제주도와 제주 사람들을 우리 기억 속에 아로새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오면 필히 제주도를 방문해 섬 구석구석을 탐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번이 첫 방문이었기에 금번 우리의 여행은 이 정도로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한편, 언젠가는 꼭 제주를 다시 방문하리라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글로리아 베르무데즈(Gloria ShantallVilongnéBermúdez)
에콰도르 외교부 3등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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