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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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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에 대한 탐구, 그 속에서 완벽한 조형성을 만나다/<로고 디자이너 스테판칸체프의 발견과 재조명展>큐레이터 인터뷰/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로고 디자이너 스테판칸체프의 발견과 재조명展>은 디자인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으나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스테판칸체프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었다. 주한독일문화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를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주최한 FH뒤셀도르프의 연구기관 라보어비쥬엘의 정소미, 막달레나스탄체바, 루드밀라스탄체바를 만나 스테판칸체프의 작품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로고는 도시를 비롯한 산업사회의 고고학적 파편이다. 1940년부터 1990년 말까지 유럽의 실용미술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불가리아 출신의 스테판칸체프는 포스터, 우표, 텔레비전 영상 등 다양한 시각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며 2천 500개에 이르는 작품을 남긴 로고디자이너로 불린다.

<로고 디자이너 스테판칸체프의 발견과 재조명展>을 기획하게 된 취지는?

로고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존경하는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스테판칸체프의 작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연구원 시절에 우연히 보게 된 디자인 책에서 특별히 감명을 받은 작품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실로 방대한 양의 작품들이 오롯이 한 사람의 독창적인 작업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바로 스테판칸체프이다. 그는 뛰어난 역량을 가졌을 뿐 아니라,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2천 500여 개에 이르는 작품마다에는 철학적이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그만의 간결한 상징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루드밀라와막달레나가 불가리아 출신이다 보니 같은 나라 작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가능했을 것 같다.

FH뒤셀도르프의 연구기관 라보어비쥬엘의 정소미칸체프가 로고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 50년이 지났다. 따라서 그가 남긴 작품을 일상에서 마주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불가리아 소피아 거리의 간판, 공공기관을 상징하는 로고, 상품 포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역에서 그의 작품들이 사용되고 있기에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칸체프의 작품을 접하며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불가리아에서 처음으로 이 전시회를 개최했을 때 소피아 시민들의 반응은 ‘놀람과 익숙함’이었다. 우리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디자인이 알고 보니 뛰어난 디자이너의 작품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알려지지 않았던 이가 바로 불가리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재조명'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0년 동안 로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2천 500여 작품을 남긴 것은 실로 엄청난 양인데 작업량에 비해 디자이너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FH뒤셀도르프의 연구기관 라보어비쥬엘의 막달레나스탄체바, 루드밀라스탄체바칸체프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로고를 디자인한 작가이다. 그가 남긴 작업은 양적으로도 방대하지만, 뛰어난 조형성과 완성도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가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불가리아 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픽 디자인이 꽃피우던 시절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자신의 창조물에 가려져 그의 이름보다 그가 만든 로고를 기억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다행히 지난 1994년 일본의 한 디자인 잡지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져 오늘날 전 세계를 대표하는 로고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가칸체프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테판칸체프의 작품 세계를 정의하자면?

칸체프는 대상의 정체성과 특성을 오직 형태로 전달하기 위해 탐구하고 실험한 디자이너이다. 그의 작품들은 점, 선, 면, 음각과 양각, 도형 같은 기본적인 조형의 원리에서 탄생한 형태를 통해 다양한 의미전달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방대한 내용들을 간결한 조형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일상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기록하며 영감을 받는 메모광 습관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달변가는 아니다. 나는 그래픽 아티스트이다. 나는 내 마음 속에 있는 것 무엇이든지 그려낼 수 있다’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칸체프의 작품 세계는 대상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연상하게 하는 지각적 작용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형태를 탐구하는 ‘시인’이라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다.

불가리아,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한국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스테판칸체프의 작품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복잡하고 방대한 내용들을 어떻게 그토록 간결한 시각적 이미지로 단순화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디자인 역사에서 알려져 있지 않은 한 인물을 전기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하는데 있다. 지금은 일반화되다시피 한 컴퓨터 작업을 거부하고 오로지 돋보기만으로 들여다보며수작업으로 일관한 칸체프의 수작업 원본이 전시되는 만큼 그의 장인적 숨결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설치, 영상, 인쇄물 등 다차원적인 매체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있어 스테판칸체프의 조형적 특징들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거나 장차 꿈을 꾸고 있는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는 스테판칸체프가 훌륭한 롤모델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용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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