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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글로벌 뮤지엄 인턴 수기

KF 글로벌 뮤지엄 인턴 수기

전 세계의 백과사전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하 MET) 아시아미술부에서 KF 글로벌 뮤지엄 인턴 2기로 근무하는 심초롱입니다. 아시아미술부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및 동남아시아 미술을 폭넓게 아우르는 부서로, 미술관 내에서도 큰 부서에 속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미술을 담당하는 이소영 큐레이터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부터 제가 주력해온 업무는 올해 10월 말에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개최되는 《신라시대 미술 특별전》 준비입니다. 찬란한 한국의 고대문화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는 귀중한 기회라고 생각하여 기대에 부풀어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담당업무는 전시품 목록 작성, 유물 이미지 확보이며, 전시도록 제작을 위한 자료조사 및 용어 번역도 돕고 있습니다. 이소영 큐레이터와 함께 편집부, 디자인부, 상품 기획부 등 여러 협력 부서들과의 회의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MET는 워낙 규모가 큰 기관이어서 부서별로 업무가 전문화,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전시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하는 과정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작년 12월에 시행된 한국실 전시 교체 또한 흥미진진한 작업이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1998년에 개관한 MET의 한국실은 중국실이나 일본실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전시품을 꾸준히 교체하여 관람객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초상화 세 점을 함께 전시했는데, 마침 초상화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던 터라 리서치 과정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작품 진열방식에서부터 케이스나 벽면 색깔과 같은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전시공간을 효과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갤러리 투어나 자원봉사자 교육 등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MET의 갤러리 투어는 대개 다양한 국적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한국미술이 생소한 관람객들에 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한 시간 가량 흡입력 있게 투어를 이끄는 이소영 큐레이터를 지켜보면서 여러모로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투어 말미에 진행되는 질의응답도 제게는 유익한 수업시간입니다. 제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부분이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주목하는 관람객들을 마주할 때마다 미술사적인 시각에만 익숙해 있던 자신을 새롭게 환기하게 됩니다.

MET에서는 업무 외에도 크고 작은 행사에 참가할 기회가 많습니다. 특히 교육부에서는 매년 선발된 펠로들을 위해 큐레이터와의 대화, 부서 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펠로십 프로그램을 통해 각기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펠로들과 교류하고, 큐레이터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도 조금이나마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한국영화 상영, 중국 전통연극 ‘곤극’ 상연 등 아시아문화 관련 행사에도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MET는 ‘백과사전적인 박물관’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미술관은 전 세계 모든 지역과 시기를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지내다 보니 한국미술의 위치와 고유성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미술이 지닌 한계점, 이를테면 현존 작품의 양적 부족이나, 질적 수준의 아쉬움, 한국적 미감에 대한 이해 결여 등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MET에서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들이 최대한 제 목소리를 내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적 맥락에서 한국문화의 위치를 확립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미술과 역사를 알리는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 심초롱 (KF 글로벌 뮤지엄 인턴 2기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아시아미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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