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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문화센터 정기문화강좌, 김란수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인터뷰

“행복을 찾아주는 치유의 한국 전통음악”

“2013 KF 광장 축제 -세계의 음악” 김주홍과 노름마치 인터뷰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소리는 시작될 때 소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 전통여인의 춤사위처럼 단아하기까지 하다. 그러다 갑자기 북과 장구, 태평소 소리에 춤까지 어우러지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막바지에 관객들은 통땀을 흘리며 집단적 황홀에 빠져든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희미해지며 한바탕 난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들이 내는 소리의 원천은 한국인의 호흡과 심장박동 소리다. 그에 맞춰 슬픔과 기쁨이 표현되고, 뒤엉키고 응어리진 마음을 씻겨주고 풀어준다. 내적 슬픔의 발현은 우리 전통음악의 표현방식이자 존재이유기도 하다.

김주홍 단장은 진도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굿과 상여꾼의 소리를 듣고 자랐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숙명을 좇아 무작정 상경했다. “얼마나 음악에 미쳤었는지 집을 나설 때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김덕수 선생님이 과연 저를 받아주실까 하는 생각은 전혀 못한 채 서울로 달려왔지요. 오로지 철없이 어떡하면 타악놀이패에 껴서 높은 스승님께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그 길이 제가 가야 할 외길이라는 예감뿐이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연명하며,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기약 없이도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KF문화센터 정기문화강좌, 김란수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인터뷰

그가 젊은 날 가르침을 받은 판소리 안숙선, 진도 씻김굿 인간문화재 故 박병천, 타악 김태환, 피아니스트 임동창, 색소폰 강태환은 현재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음악세계를 이루는 귀중한 거름이 됐다. 1990년대 불었던 한국 전통음악의 세계진출도 김주홍의 눈을 세계로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음악의 보편적 감수성을 우리 전통음악의 DNA에서 찾아내 세계화하는 도전의 길을 나선 것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1993년 창단 이후 줄곧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영화 <왕의 남자> 출연과 음악지도를 계기로 전 세계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2011년 KBS 국악대상 연주상, 2010년 문화관광부 문화예술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전통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어두운 표정이 된 그는 “뿌리보다 화려한 꽃에 매혹되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음악은 멀리 있는 것 같다.”고 답하며, “뿌리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몸과 땅, 하늘의 역사를 아는 지름길이며, 역사와 문학이 집단이성의 산물이라면 전통예술은 민족적 감수성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그의 대답에서 전통음악에 대한 젊은 세대의 외면과 정책 당국의 홀대에 대한 섭섭함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경쟁에 지치고 외로운 젊은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주고 싶다는 김주홍은 전통음악의 치유능력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호흡의 음악’으로 불릴 정도로 리듬과 정서적 공감을 중시하는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음악은 변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직 흥과 신명을 향한 길이라면 험한 길이라도 언제까지고 질주할 것이다.

- 김형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한겨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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