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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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클링헨달 연구소 얀 멜리센 박사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공공외교의 권위자인 얀 멜리센 박사를 만났습니다. 멜리센 박사는 현재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 ‘클링헨달’의 선임연구위원 겸 벨기에 안트워프 대학교의 외교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클링헨달 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그리고 연구소의 목표, 주요 활동, 주목할 만한 성과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클링헨달 연구소는 네덜란드국제관계연구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유럽 최고의 싱크탱크 대열에 서 있습니다. 클링헨달 연구소의 특징은 두 가지 역할, 즉 외교 아카데미와 연구소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는 점입니다. 아카데미에서는 네덜란드의 신참 외교관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각급 외교관들이 교육을 받습니다. 연구 부문에서는 응용 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실제적인 영향력이 있는 연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관계를 놓고 벌어지는 다양한 공개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성과를 내놓으려 합니다. 주제 면에서는 두 가지 주안점이 있습니다. 바로 유럽과 안보입니다. 학계에서만 유용한 논문이나 서적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춘 논문을 내놓고자 합니다. 그래서 정책요약보고서나 자문보고서를 쓰고, 미래지향적 연구를 하고, 전문가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편을 선호합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연구는 논쟁 중심적이며, 실제적 영향을 지향한다 할 수 있습니다. 클링헨달 연구소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그리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하 KF) 같은 연구 재단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네트워크도 확충해 가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와 연구소들처럼 클링헨달 연구소 역시 네트워크를 통해 기능합니다.


현재 연구 중인 프로젝트와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요즘 외교의 변화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외교관행의 혁신이 어떤 부분에서 나타나는지, 그 경향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국제관계는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고, 외교는 당연히 그러한 변화를 수용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진화의 특징을 살펴보고, 정부가 다가올 미래에 어떤 유형의 외교를 준비해야 할지 살펴보려 합니다.
  이러한 관심은 진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네 가지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동아시아의 공공외교, 둘째는 디지털 시대가 외교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테크놀로지는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서로 교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렇기에 넓게 보면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향후 국제관계에 있어 디지털적 변환이 있을 것이란 소식도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셋째, 요즘 저는 국가가 해외 체류 중인 자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해외여행과 외국 거주가 일상적인 세계화된 세상에서 이는 모든 국가에 중요한 이슈입니다.
  넷째, 클링헨달 연구소는 국제 환경에서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비즈니스 외교”라 부르는 개념이지요. 이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 외교사절단처럼 운영된다는 인식과 관련이 깊습니다. 비즈니스 외교는 PR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훨씬 큰 개념입니다. 외교는 정부만 수행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동아시아와 한국의 외교에서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 지역에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제관계와 외교에 대한 우리의 지식 중 다수가 서양의 역사경험과 사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동아시아처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세계에 적용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관계와 외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배워야 합니다. 나아가 인간 관계와 문화가 극도로 중요하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좁은 의미에서 보면 문화이지만, 큰 의미에서는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입니다.
  한국이 돋보이는 점은 무엇일까요? 사회와 경제, 가치관의 측면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서양에서 수입한 것이 아닌 동아시아에서 자생한 가치관, 바로 이것이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부분입니다. 한국의 뛰어난 아이디어는 국제적 논의와 담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한국식 사이버 거버넌스와 해외 개발 원조 등의 측면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국제 담론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으며, 역량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항공모함이나 핵무기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의 창의성입니다. 이런 관점의 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이 돋보이는 점은 또한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문해력을 발전시키며, 중진국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점입니다.
  개발원조와 관련해서, 한국에는 두 가지 측면의 강력한 내러티브가 있습니다. 1950년 이후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는 점과, 식민제국으로 군림했던 역사도 없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처럼, 한국도 역시 외세의 지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 덕분에 한국은 수원국들에 더욱 매력적으로 비춰집니다. 서양은 한국이 공공외교와 외교 분야에서 보여준 최고의 모습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시대 테크놀로지가 공공외교와 국제관계 분야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한국인의 DNA에는 기술 혁신의 전통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잠재력의 끝은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갈수록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테크놀로지는 일상 생활과 국제관계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한국이 역량을 발휘할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이 이 분야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놀로지는 다른 측면에서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가령 해외에 나가면 본국의 상황을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테크놀로지는 국민에 대한 봉사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산 SNS 뿐만 아니라 한국산 SNS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KF와 클링헨달 연구소가 손을 잡고 상호 이익을 위해 전진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하나를 꼽자면 한국이나 북미 지역 외에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입니다. 유럽에는 동아시아의 발전을 돕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있습니다. KF는 동아시아 공공외교와 국제 정치 등의 이슈에 있어 클링헨달 연구소와 훌륭히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동아시아 전체의 이해관계에 관련된 아이디어의 교류를 촉진할 방법과 주안점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클링헨달 연구소는 동아시아-유럽 관계의 증진과 학술적 연구에 있어 최적의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