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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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사진

옷장을 나온 한복: 궁궐로, 거리로, 세계로

서울 북촌한옥마을의 안개 낀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화사한 비단 두루마기를 입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긴 치맛단을 바람결에 우아하게 날리며 산책을 하는 아가씨들이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한옥집의 오래된 문이나 고풍스러운 상점 창문 앞에 삼삼오오 모여, 밝게 웃으며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즉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조용한 카페에서는 아가씨들이 전통 한복을 차려입고 커피를 즐깁니다. 화사하고 유려한 한복이 모던하고 미니멀한 카페 분위기와 유쾌한 대조를 이룹니다.
  한국의 전통복식인 한복이 거센 유행의 물결로 돌아왔습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전주의 한 한복대여점에서 일주일 동안 약 2-300명의 사람들이 한복을 대여했다고 합니다. 주말이 되면 무려 500여 명이 찾아오는데 그 중 90퍼센트가 젊은 여성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경복궁에서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찍은 사진전이 열렸는데, 일반인들의 사진 약 500 여 점이 제출됐습니다. 이처럼 한복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사동 같은 서울의 유서 깊은 지역들의 상점가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최신 트렌드에 외국인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복대여점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해 보고자 한복을 입어봅니다. 또는 한국 대중 문화 팬들이 한복에 대한 사랑으로 한국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장금” 같은 사극의 영향입니다.
  한복 열풍을 이끄는 주축은 바로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층입니다. 이 글을 쓰며,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한복(hanbok)”을 검색해 보니, 35만 건의 포스트가 나타났습니다. 여느 한국 젊은 여성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면 한복을 입고 찍은 셀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여행을 갈 때 한복을 챙겨 가는 이들도 많습니다. 특별한 기억을 위해 한복을 입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입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복 유행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그저 소셜미디어에 의해 촉발된 반짝유행이라는 것인데,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은 최근 문화관광부의 정책브리핑 웹사이트에서 “비록 사진을 찍기 위한 유행일지라도 한복이 대중문화 속에 들어온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한복에 친숙해지는 계기니까요. 다만 ‘반짝’ 했다가 사라지는 문화나 한 순간의 유흥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흘러간 물건으로 여겨졌던 한복이 다시 한 번 자신있게 차려입는 옷이 되었습니다. 한국을 알리고, 한국 문화가 퍼져나갈 수 있는 유행을 젊은이들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한복대여점


삼삼오오

600여 점의 다양한 한복 구비. 경복궁 건너편에 위치.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9:00 a.m.–6:00 p.m.

지음우리옷

직접 디자인 및 수바느질로 제작. 전주 경기전 근처에 위치.
전주 완산구 경기전길 32 32
9:00 a.m.–6:0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