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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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버그 오클랜드대 문과대학장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한국학 관련 저명 인사인 로버트 그린버그 오클랜드대 문과대학장을 만났습니다. 오클랜드대는 뉴질랜드 유일의 한국학센터가 개설되어 있으며, 그린버그 학장은 2013년 부임 이후 한국학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클랜드 한국학센터의 미션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1990년대에 한국과 뉴질랜드 간의 우호 증진과 언어, 문화, 역사, 정치 등에 걸친 한국학 역량 발전을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이하 KF)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열었습니다. 아주 운 좋게도 KF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오클랜드 지역의 한국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이를 현명하게 투자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클랜드대학교뿐 아니라, 영화, 특강, 컨퍼런스를 통해 대중에게도 다가서고 있습니다. 우리 센터는 비록 규모는 작을지라도 언어, 인류학, 정치학, 문화 등 한국학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학문을 5, 6가지 이상 탐구하고 있습니다.

학장님께서는 슬라브어와 문화를 전공하셨습니다. 어떻게 한국에 흥미를 가지게 되셨나요?

저는 2008년 당시 16살이었던 제 아들이 방한 초청을 받았을 때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제 아들은 작곡가인데, 당시 세종솔로이스츠의 위촉을 받아 작곡을 했고, 평창에서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방문을 앞두고, 뉴욕에서 아들과 함께 한국을 공부하면 부자 간의 유대를 다지는 데 아주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뛰어난 어학 프로그램이 있는 한국학센터를 세우는 일에 관심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오클랜드 대학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특히 시내의 로렌스스트리트에는 수많은 아시아 식당과 상점이 있습니다. 아주 훌륭한 한식 식당도 있어요. 그리고 노스쇼어에 밀집해 있는 한국인 커뮤니티도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주말에 야외시장을 방문하면 온갖 한식 요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대 한국학센터에서 현재 진행 중인 리서치 프로젝트에는 무엇이 있나요?

우리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강의와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뉴질랜드로 이민 온 한국인들이 뉴질랜드 사회에 어떻게 편입되고, 어떻게 기여하고, 이민 당시에 어떤 어려움들을 겪었는지 연구합니다. 오늘날 한국의 지정학적 상황 또한 모두가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 정치학 교수는 동북아시아 안보와 남북 분단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KF Invitiation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신 경험은 어떠셨나요?

세계 각국에서 온 18명의 인사와 함께 한국의 사회, 문화, 정치, 전통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멋진 기회였습니다. 프로그램은 개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맞춤식으로 설계돼 있었었습니다. 저희 18명이 모두 똑같은 곳에 방문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저는 한글박물관을 방문했는데, 딱 저를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 그리고 한글 창제가 한국의 정체성과 역사에 얼마나 큰 의의가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시력을 잃은 터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도 찾아가 보았는데, 제가 가본 나라들에는 대개 없는 시설이었습니다. 이처럼 집중적으로 잘 짜여진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 모두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학교 동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해외에서 모금행사를 할 때, 우리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훨씬 많은 배경 지식을 갖추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언어뿐 아니라 양국 관계 증진에 실제적으로 일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클랜드대 한국학센터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확충하여,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우리가 한층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동문이나 다른 관심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견학 프로그램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오클랜드대 한국학센터가 공공외교의 매개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우리는 영화, 강연, 심포지엄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가 없다면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많은 이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이지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무척 인기 좋은 한국 드라마, K-팝 등을 통한 한국문화 수업도 있습니다. 이런 수업이 없었다면 학생들 또한 한국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학생들에게는 큰 장점입니다.

학장님께서 연구해 오신 슬라브문화와 한국문화는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에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 있습니다. 연속적이고, 뿌리가 깊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만큼 역사가 오랜 슬라브 국가는 많이 없습니다. 저는 이따금 비교적 신선한 정체성을 가진 나라들, 예를 들어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슬로바키아 같은 나라들을 방문합니다. 한국에는 옛것과 새것의 독특한 조화,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정신이 있습니다.

한국과 뉴질랜드가 서로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한국에 온 첫날, 저희는 ‘빨리 빨리’를 배웠습니다. 반면, 뉴질랜드에는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를 좀 배워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경부고속도로를 1년 반 만에 준공했습니다.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공항고속도로 증설을 3년 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양질의 삶을 사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삶을 즐기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느린 삶에 대해 뉴질랜드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겠지요.

지난 몇 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걸 느끼셨나요?

학생들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면 좋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비단 학생들뿐 아니라 뉴질랜드 사회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좀 더 깨어있을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구상 중입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여행을 무척 좋아하기에, 앞으로 한국을 여행할 사람도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외교적 측면에서,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우리 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는 넓고, 그에 비하면 뉴질랜드는 상당히 작습니다. 저희는 대학의 벽을 넘어 세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어떤 부분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세계화된 요즘 시대에, 국가 고유의 문화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우리 것을 보존하되 한편으로는 그것을 잃지 않고 진화시키기 위해 연구하고, 해외에 비치는 국가 이미지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하는 고민들이 논의되어야 합니다.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비슷하게 “세계적으로 어떻게 주목 받을 것인가?”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합니다. 요즘처럼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이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마케도니아도 분명 이런 문제를 안고 있고,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글 콜린 마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