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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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립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 동방학부 학장
류 뚜언 아잉 박사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베트남 국립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 동방학부 학장이자 한국학 과장 류 뚜언 아잉 박사를 만나 베트남의 한국학 현황과 발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 여러 대학들이 통합되어 베트남 국립대학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트남 국립대학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프랑스 식민시대에 설립된 프랑스 총독 직속 대학교인 동양대학에 이어 1945년 8월 혁명과 독립 직후 베트남 북부지방에서 새로운 교육사명 및 목적을 위해 ‘베트남 국가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대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1956년에 창립된 하노이 종합대학교도 이러한 베트남 국가 대학의 전통을 계승한 학교였습니다. 1900년대 후반에는 베트남 공산당 및 정부의 지원 아래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전략적 방침으로 약 100여 개에 이르는 대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1993년 하노이 종합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교들이 통합되며 하노이 국립대학교가 만들어졌습니다. 베트남 남부에서도 1996년 호치민 국립대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하노이, 호치민 국립대학교는 국무총리의 시행령과 그에 따라 반포된 학교 기구 및 운영 규칙 등이 별도로 존재하는 자주적인 기구입니다. 법인 자격도 갖추고 있어 국무총리가 직접 총장 및 부총장을 임명합니다. 현재 이 두 국립대학교는 정부와 교육부, 관련 부처의 관리를 받아 교육 및 연구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교육 사업을 선도하고 연구중심 학교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 대표 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2년 베트남과 한국이 수교됨과 동시에 하노이, 호치민 국립학교에서 한국학과가 신설되었고, 하노이에서는 1992년에 하노이 종합대학교 산하 기관인 어문학부에서 한국학 교육이 개설되었습니다. 이듬해에 다시 새롭게 구성된 동방학부에 통합되었고, 1995년부터 정식으로 한국학과가 운영되며 지금의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교 한국학과가 시작되었습니다. 호치민 국립대학교도 2015년에 호치민 인문대의 한국학과가 한국학부로 승격되며 이 지역 최초로 한국학 학부가 만들어졌습니다.

1992년 베트남과 한국의 수교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학 발전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1992년 베트남과 한국이 수교 관계를 맺을 당시 한국을 잘 아는 베트남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한국어·한국학 전공과목을 공부하기도 아주 어려웠습니다. 한국어 강사도 찾기 힘들어 20년 전에 북한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베트남인 선생님, 베트남에 유학 온 한국인들, KOICA에서 파견한 자원봉사 선생님 등이 겸임강사가 되어 수업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문화, 문학, 역사 등 한국학 전공과목의 경우에는 세계사나 세계문학, 세계 언어·문화를 전공하시는 베트남인 교수님들에 의해 강의가 진행되었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기는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아울러 당시에는 베트남어나 한국어, 심지어 영어로 된 한국학 자료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의 한국어·한국학 교육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습니다. 현재 베트남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한국어·한국학 학부가 개설되었으며, 공립 및 사립 대학교, 전문대학교까지 포함하면 19개 대학에서 한국어·한국학 전공의 교육과정이 정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학당이나 외국어 교육센터를 제외하더라도 올해 정규교육을 담당하는 베트남 강사 수는 200여 명쯤 되며, 재학생수는 5,500여 명으로 확인됩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한류 문화의 영향도 있지만 양국 간의 경제 협력 관계가 발전하고 베트남이 한국의 주요 해외 진출 파트너가 되면서 한국학 전공이 다른 분야에 비해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된 요인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자비로 가거나 장학금을 지원받는 등 다른 나라보다 한국으로 유학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대학 교재용 도서나 한국 관련 도서 자료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KF가 편찬한 ‘한국 정치경제 개론’ 도서를 베트남어로 번역 출판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최근 몇몇 한국 문학작품이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되어, 한국과 한국인의 생활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도서는 전문적인 학문 서적이라고 보기가 힘듭니다. 대학생, 대학원생 또는 연구자 대상의 베트남어로 번역된 한국학 서적 등 신뢰성 있는 학문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이러한 자료가 있다면 한국어를 잘 모르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노이 인문과학대학교에서 한국학 총서와 같은 한국학 자료를 시리즈로 출판하고자 합니다.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학문 서적을 집필하는 일은 쉬운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교원들은 수업과 학교 행사 및 잡무도 병행해야 하며, 집필 시간도 부족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학교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우수 서적을 번역 출판하고, 장기적으로는 학자를 많이 배출하여 한국학 연구와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KF도서인 ‘한국 정치경제 개론’의 번역 출판을 신청하였습니다. 이 책은 KF의 사회과학 개론서 연구개발진에 의해 출간되어 한국의 정치 및 경제를 역사적 흐름에 따라 개괄적으로 정리한 중요한 자료로서, 번역 작업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분량도 많아 학교 번역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이 자료는 베트남인 연구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에 한글날 기념 대학연합축제가 하노이 국립 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 개최되었는데, 행사와 더불어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한글날 행사는 한 해 동안 베트남의 한국어·한국학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문화행사입니다. 매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전국의 모든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 경쟁하고, 소통하고, 격려도 하는 일종의 대학연합 축제입니다. 올해 570돌을 기념하는 한글날 행사는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주관했으며, 베트남 북부 및 중부 지역 14 개 대학교와 중고등학교가 참석했습니다. KF와 베트남에 있는 몇몇 한국 기관들의 공동주최 및 후원으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문화행사는 학생들에게 반응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그 동안 한국에 대해 배운 지식이나 음악, 무용, 연극 등을 공연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의 사물놀이, 음식문화, 서예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며 24년 동안 쌓아온 베트남과 한국의 우호관계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학생들이 한국을 더 사랑하고 학업에 몰두하여 앞으로 양국 관계에 더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어 교육이 가장 활발한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향후 교육 환경을 위해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베트남에서 한국어·한국학 정규 교육기관과 학생수는 적지 않으며, 이미 설립된 지 6년이나 된 베트남 전국 한국학술연구회에서도 한국 관련 논문 및 프로젝트 수가 2,0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한국어·한국학 교육 발전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양적인 면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한 반면 교육 환경과 여건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학생 수의 증가에 비해 교원수가 부족합니다. 베트남에서는 대학교원의 급여가 낮아 한국에서 유학했던 많은 학위 소지자들이 일반 기업체 취직으로 전향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한국의 문화, 문학, 사회, 역사, 경제 등 한국학 전공분야의 교원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합니다. 또한 교원들이 서로 돕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네트워크와 그들의 한국어 재교육을 위한 워크숍 지원도 잘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베트남의 한국어·한국학 교육의 균형성도 향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한국어 교육에 중점을 두는 반면 한국학 교육은 교육과정의 난이도와 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경쟁력과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양국 우호관계의 발전에 있어 한국학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며 한국학 교육자 및 연구자를 양성하고,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력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한국학 교육 및 연구의 자료 문제입니다. 현재 베트남 각 교육기관들이 KF 등 한국 측 기관 단체들로부터 한국어로 된 자료 일부를 지원받고 있지만 학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관련 지식을 보급화 할 수 있는 베트남어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어 교재는 학교나 교육기관의 특성에 맞게 교재를 선택 후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 일관된 교육과정 평가 기준도 없습니다.

하노이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