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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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뉴욕에서 펼쳐진 금강산 풍경
정선, 단발령망금강산도,《신묘년풍악도첩》, 1711, 비단에 엷은 채색, 36.2 x 37.6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 신비롭고 장엄한 풍광을 바라본 사람이라면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어 속세를 떠나게 된다는 금강산 단발령.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던 겸재 정선이 그린 ‘단발령망금강산도(1711)’는 단발령을 오르며 마주한 금강산의 빼어난 절경과 무수한 산봉우리들을 화폭에 담은 작품입니다. 마치 금강산이 눈 앞에 펼쳐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이 작품은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한국실에 전시되어 수많은 관람객을 화려한 금강산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1998년,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한국국제교류재단 및 삼성문화재단의 후원과 한국 학자들의 도움으로 168㎡ 규모의 한국실이 신설됐습니다. 이후 이곳은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창구로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2월 7일부터(~5월 20일)는 한국실 개관 20주년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기념하고자, 평창과 이웃한 금강산을 주제로 <금강산: 한국 미술 속의 기행과 향수>전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 대여한 작품까지 총 27점의 금강산 그림이 한 자리에서 모여 현지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금강산 특별전에는 정선의 가장 오래된 현존 작품인 ‘신묘년풍악도첩(1711)’의 진경산수화 6점과 두루마리 형식의 ‘봉래전도’를 시작으로,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지난해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구입한 신학권의 ‘금강산내산총도(19세기 중반)’도 최초로 공개되어, 관람객들은 정선의 화풍이 계승, 변화되는 과정과 한반도 산천을 표현한 한국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기획전은 금강산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한 자리로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꿈이 금강산 유람이었을 정도로, 금강산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마음속에 가장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이자 자연에 대한 동경을 나타내는 곳이었습니다. 현재 금강산은 남북 분단을 거치며 북한의 영토가 되었고, 2008년부터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으로 접근이 제한된 지역이자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서린 곳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은 또한 ‘언젠가는 볼 수 있으리’라는 남북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징으로도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번 금강산 특별전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방문한 세계 각국 관람객에게 한국 진경산수화와 더불어 금강산에 얽힌 한국인의 향수, 비극, 희망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글 박지영

신학권, 금강산내산총도, 19세기 중반, 종이에 옅은 채색, 47 x 233.86 cm,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정선, 정양사, 18세기 초반, 종이에 옅은 채색, 22.7 x 61.5 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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