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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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인터뷰:
“제주도는 제게 매우 특별합니다”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Jean-Marie Gustave Le Clézio)는 200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소설가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창작 및 연구 활동을 해왔으며, 한국의 이화여대에서 프랑스어와 문학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울을 배경으로 소설 ‘빛나’, 제주를 배경으로 소설 ‘폭풍우’를 집필했으며, 지난 2011년에는 명예 제주도민으로 위촉된 바 있습니다. KF 제주 이전을 기념하여, 그가 소중히 생각하는 제주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계 여러 곳을 오가면서 집필 작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인터뷰를 청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소설을 하나 쓰면서 예술에 관한 에세이도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두 권이나 쓰셨으니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잘 알려진 국제도시 서울과 풍광이 아름다운 제주도, 대조적인 두 곳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처음 한국을 방문한 건 2001년이었고, 그때부터 저는 한국과 한국인의 생활방식에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유머감각이나 공손한 태도는 물론이고 문학과 영화까지, 모든 것이 새롭고 창의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동해안의 강릉, 여러 산, 아름다운 남해안의 목포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주도는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제주도 주민들이 지닌 자주성에 대한 강한 의지나 당당한 정체성과는 별개로, 화산 지형의 풍경이나 맛 좋은 과일과 채소, 아름다운 해변 등 제 고향 모리셔스와 닮은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제주 여성들의 역할과 용기와 헌신, 그리고 전복을 따기 위한 놀라운 자맥질의 향연이었습니다. 그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폭풍우>의 해녀와 어민 가족 출신인 <빛나-서울 하늘 아래>의 주인공 빛나의 성격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2007년에 처음 방문하신 이후로 서너 차례 제주도를 다녀가셨고, 명예 제주도민이 되셨습니다. 제주도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제주도에 매우 특별한 감정이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제주에 갈 채비를 할 때면 서귀포나 우도의 바닷가 사람들, 그리고 한라산이나 숲의 내륙 쪽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려고 합니다. 제주도 같은 곳에서 머무르는 건 언제나 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정서적인 자극이 되며 마음의 평안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에 여러 번 찬사를 보내셨는데 최근 제주도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제주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물론 제주가 점점 현대화되고 있으며 관광이 제주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서귀포와 중문 지역 여러 곳이 대규모로 개발되고 있어요. 펜션과 호텔, 커다란 상업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귤 밭의 아름다움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제주도 특유의 조화를 훼손하지 않도록 지역 당국이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로 인해 제주도민들이 새로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젊은이들도 제주도의 가치를 훨씬 잘 알게 되어 경제적인 이유로 섬을 떠나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제주의 변화를 제 고향 모리셔스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오늘날 모리셔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리조트들이 있는데, 나라의 수입원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제공합니다. 제주에도 경쟁력 있는 최고급 리조트가 많은데, 아름다운 풍경을 보존하면서 새들이 사는 멋진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제주도 모리셔스처럼 현대성과 자연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제주의 번영은 제주 청년들의 미래를 여는 열쇠입니다. 제주의 예술과 문학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 섬에는 면적에 비해 정말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 문화시설이 있습니다.



작가님은 소설가 황석영 씨가 주창한 ‘평화 열차’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들 사이에도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평화 열차’가 곧 가동되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렇게 되기를 함께 기도해보죠.



지난 몇 년간 한국을 자주 방문하셨습니다. 다음엔 언제 오실 생각이신지요? 선생님의 신작을 고대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저도 한국을 다시 찾기를 바라고 있는데 아마 올 여름쯤엔 제주도에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에 가면 한국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휴머니즘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기분’이 분명히 더 강해질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한 내면의 힘이 있으니 세계의 귀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 르 클레지오 작가는 지난 6~7월경 한국방문을 계획했으나, 건강 상의 이유로 일정을 철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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