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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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김성한 교수 & 이화여대 차희원 교수: “공공외교는 국민 누구나 외교 대사가 되는 활동”

외교는 과거 국가와 국가, 정부와 정부 사이의 관계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학생, 시민 등 일반 대중도 개개인의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공외교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니면서 외교라는 것을 제대로 접해본 이가 얼마나 될까?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뜻을 함께하는 공공외교 역량강화 7개 시범대학은 2018년 9월부터 정규강좌를 학내 개설한다. 공공외교 역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학문인 동시에 글로벌 시대에 원활한 소통을 위한 상호이해의 초석이 된다고 믿는 고려대학교 김성한 국제대학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차희원 교수를 한 자리에 모셨다.



공공외교라는 말이 이제는 제법 흔히 쓰이지만,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교수님들이 생각하시는 공공외교는 어떤 것인가요?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이하 “김”) – 공공외교라는 명칭만 들으면 민간외교와 반대되는 개념인 것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쉽게 말해 한국이 가진 매력들을 각계각층의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행동입니다. 정치인, 언론인, 공직자 같은 오피니언 리더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 시민까지 해외는 물론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도 행할 수 있는 것이고요. 정부가 주도하기도 하지만, 지자체, 민간기관, 대학 등의 교육기관,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 중에서도 외국인들이 특히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을 선별하여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죠.
차희원 이화여대 교수(이하 “차”) – 제 생각도 김성한 원장님과 대체적으로 비슷한데요. 정부 혹은 비정부 주체의 모든 외교활동이 공공외교죠. 정부 대 정부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에서 벗어나 타국민에게 다가가는 활동이에요. 일방적인 주장이나 설득을 위한 선전이 아니라 진실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를 토대로 소통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죠.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대 국가를 보다 잘 이해하고 가까워지면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념, 가치, 정책, 제도, 문화, 관광 이런 소프트 파워를 근간으로 하는 대중적인 외교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연구나 강연 활동 외에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고 계신 ‘나만의 작지만 확실한 공공외교’가 있으신가요? 외국을 방문하거나 한국에서 외국인을 대할 때 꼭 지키려고 하는 기본적인 공공외교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 – 외교, 정치, 안보, 국방 등의 학술회의나 정책 간담회 등으로 해외에 나갈 때 꼭 고수하는 철칙이 있어요. 타국의 공개 석상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 대표단 내의 갈등을 드러내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농담이라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있는 지역적, 정치적 발언 자체를 삼가는 편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뚜렷한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관이 있지만, 사석이 아닌 곳에서는 그런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균형을 유지하고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 전문가들과의 토론은 치열하게 하더라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연설이나 회의를 할 때는 한 쪽으로 치우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늘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정책이나 입장이 제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외국에서는 그것을 비판적으로 전달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외국인들이 그런 모습을 객관화가 부족한 것, 양극화로 나뉜 것, 갈등을 불러올 만한 여지가 있는 것 등으로 오해하기 쉽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외교는 무엇보다도 ‘균형’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차 – 원장님과 달리 저는 조금 일상적인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어느 나라에 가든 그곳의 분위기, 문화, 생활방식, 국가와 정부의 상황 같은 것을 배우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합니다. 관심을 표현하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현지인들의 말을 경청하고 행동을 주시하는 편이에요. 외국에 있는 동안만큼은 정말 그 나라 국민처럼 그들의 방식대로 한 번 살아보자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모습에 진정성이 담겨 있으면 외국인들도 쉽게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흡수’되는 것처럼요.



대학에서 공공외교를 가르친다는 것을 낯설게 여기는 이들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고려대, 이화여대는 어떤 배경과 목표로 KF와 공공외교 교육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나요?

김 – 어느 대학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과거에는 한국 대학교에 유학생들이 별로 없었어요. 이렇게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학에 오게 된 것이 이제 10년 남짓 된 것 같습니다. 1990년대에는 늘 국제화, 세계화를 주창했지만, 캠퍼스 내에 외국인 학생 자체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공공외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죠. 혹시 고려대에만 5,000명 이상의 외국인 학생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쉽게 말해 그 수많은 유학생들이 한국 공공외교의 주요 고객인 셈입니다.
  다양한 국적, 배경을 지닌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문화적 호기심과 지적 탐구심을 바탕으로 대학교까지 와서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들에게 한국에 대해 더 자세하고 정확히 알려주고,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보여야죠. 한국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그런 환경을 만들려면 한국 학생들에게도 체계적인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차 – 몇 년 전에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에서 초빙학자로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국제관계, 공공외교 등을 연구한 적이 있어요. 그 대학 석사과정에서는 국제관계와 국제 PR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전공하면 복수학위를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학제간 프로그램과 복수학위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학제간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대학 차원에서 시도해볼 충분한 가치가 있고, 여러모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공공외교와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대학원에 개설하여 미디어, 특히 인터넷에서의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에 초점을 두고, 이러한 매체를 활용한 공공외교로써의 미디어 외교나 인터넷 외교에 대해 가르쳤고, 외교부와 함께 이화여대 내 공공외교센터를 설립할 때 운영을 위원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화여대에도 유학생이 정말 많은데, 특히 우리 학부의 거의 모든 과마다 중국 학생들이 30% 가까이 있어요. 대부분 성적도 매우 우수하고, 우리 학생들 못지 않게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들과 소통하면서 저 역시도 배우는 것이 참 많아요. 중국에서도 다양한 공공외교사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유사한 사례들을 공유하고, 직접 기획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공외교는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발전이 될 수 있는 활동이고 학문이기에 이화여대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좀 더 발전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공공외교 아카데미에서 두 대학이 특히 선택과 집중에 힘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김 – 고려대는 학교가 공공외교를 배우고 가르치는 장소로 기능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그 자체로 공공외교의 무대가 될 수 있게 활성화시켜보자는 뜻이 있습니다. 국제학부, 국제대학원의 모든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제대로 된 공공외교를 펼쳐보자는 건데요. 작년 가을 ‘한국외교 콜로키움’을 개설하면서 전직 대사들을 초빙해서 고려대 외국 유학생들이 지역별, 주제별로 다양한 외교 사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한국이 타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타국은 한국을 어떻게 대하는지 정보 교류도 하고 토론도 벌이면서 실제로 공공외교 활동이 펼쳐졌습니다. 유학생들이 한국을 더 잘 알게 되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고, 자국과 한국의 외교에 있어 이런 것들이 논의된다면 참 좋겠다며 발전적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외국인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갈 것이며,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한국 공공외교 체계화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차 – 국제관계/정치외교와 커뮤니케이션/미디어 학문은 모두 접근법과 방향성에서 크고 작은 차이가 있지만, 두 가지 학문 분야를 잘 접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공공외교에 대해 잘 알고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 존중하고, 일방적이지 않은 소통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하며 확장성 있는 공공외교를 표방합니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누구나 SNS 사용에 능숙한데,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서 공공외교에 흥미롭게 접근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나눌 수 있도록 접근성을 넓혀주고 싶어요. 일반 대중이 SNS나 인터넷에서 한 국가의 이미지와 가치를 어떤 식으로 제고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연구하고 소프트 파워 외교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면서, 동시에 관련 복수 학위 설치도 추진해볼 계획입니다.



2018-2019 학기에 예정된 두 학교의 주요 강의와 활동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립니다.

김 - 고려대학교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공공외교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뜻으로 강의와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공공외교에 관심 있는 대학생, 대학원생을 실무 전문가로 양성해 나갈 것이며, K-MOOC 강의도 심층적으로 제작·공개해 시민들에게도 공공외교의 문을 열어 시민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할 것입니다. 실무와 실행, 전문인력 양성, 대중적인 강의 콘텐츠 제작 및 배포가 2018년 2학기 – 2019년 1학기 강의와 활동의 주안점입니다.
차 – 이화여대는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교생에게도 공공외교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런 것도 공공외교 활동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인지를 넓혀주려 합니다. 그런 배움을 통해 누구나 한 사람의 외교대사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신념과 가치를 심어준다면, 한국의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외국인들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며 스스로 공공외교 활동의 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외국인들을 대하는 바른 태도와 자세에 대해 정립할 수 있는 강의와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타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되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반대로 어떤 것들은 불편하게 여기는지 보다 쉽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한국국제교류재단 직원이 참여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한국-독일 포럼을 통한 연구 확장 등 대중적이고 기초적인 과정부터 실무적인 심화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공외교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시나요? 격려와 당부의 말씀 부탁 드립니다.

김 – 공공외교 전문가 혹은 조력자, 이렇게 두 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입장에서 본 평화안보, 국제통상, 개발협력, 한국학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것이 공공외교거든요.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것도 외국인들에게 적절하게 설명, 소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학생들이 다수 배출되길 바라면서 많은 과제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외교와 관련된 진로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도 자신의 생활 속에서 공공외교 활동을 능히 해낼 수 있는 일종의 조력자로 키워내고 싶습니다. 사실 국제대학원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공공외교가 그런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긍정적으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세상 모든 것을 공공외교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학생-교수-직원이 뜻을 모아 모두가 윈-윈하는 공공외교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믿습니다.
차 – 물론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이 공공외교의 전문가로 성장하길 기대하지만 과정 하나 하나 속에서 외교에 대한 생각이 발전적으로 바뀌고 태도와 자세에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외교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품고 생활한다면, 외국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공감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요즘 청년들이 가진 SNS나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좋은 공공외교를 펼쳐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인터뷰 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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