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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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아 푸드 큐레이터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타국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있을 때, 더 맛있는 한식을 권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식은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만들어 먹는 음식을 의미했습니다. 2019년 오늘날, 어느 누구도 한식을 그렇게 정의하지 않습니다. 한식은 분명 한국의 음식이지만, 더 이상 한국 사람들만이 즐기는 음식은 아닙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찾아온 것일까요? 한식이 달라졌든, 한식에 대한 의식이 달라졌든 그 바탕에는 한식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지닌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10년 가까이 한식 투어와 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최지아 푸드 큐레이터를 만나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얘기해보았습니다.



한식이 과거에 비해 제법 국제적으로 대중적인 음식이 됐습니다. 한식에 대한 세계의 시선이 달라진 것도 있겠지만, 한식 자체에도 변화를 불러온 달라진 요소가 있었을까요?

음식 문화가 전파, 확산되는 것을 한두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와 서울이라는 도시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고 교류가 늘어나면서 한국 음식 역시 더 많이 노출되기 시작됐다는 건 분명하죠. 정부기구나 기업 그리고 민간기관 등등 다양한 차원의 사업과 활동이 좋은 흐름을 이루면서 한식의 파급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한류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고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에 한식이 외국인들에게 주목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의아할 정도입니다.
   음식이나 요리 자체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나 서비스 하는 행위 같은 것들이 과거에 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워지며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한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조리도 식사도 좀 더 위생적으로 하고, 음식을 내놓는 상차림이나 서빙 등에서도 좀 더 세련되어진 감이 있지요. 또한 외국의 요리 전문가들은 ‘맛의 스펙트럼이 넓은 음식’을 좋은 음식으로 평하는데, 다양한 맛과 느낌을 주는 한식이 바로 그런 음식이죠. 영양학적으로 좋은 균형을 가지고 있고,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도 있어서 웰빙을 추구하는 현 세대의 식생활, 음식문화에 어필할 요소가 많고요.



2010년부터 컬리너리 투어(K-푸드 투어)를 시작하셨는데요. 당시만 해도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낯설었을 것 같은데요.

식품을 전공한 사람들이 나아갈 수 있는 분야가 꽤 다양해요. 다수의 사람들은 직접 요리를 하거나 식당을 운영합니다. 강의, 강연이나 방송을 하는 사람들도 있죠. 저는 음식을 매개로 비즈니스를 하되, 한식의 세계화, 대중화에 보탬이 되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있는 체험활동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한식이 외국인들에게 저평가되는 것이 싫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공부하듯이 연구하듯이 전달하는 건 내키지 않았어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로컬 식당에서 보통의 한국 사람들처럼 음식을 먹고 즐기면서, 식문화와 예절 등을 배우고,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흔히 찾는 음식점이 아니라 매력과 전통이 있는 숨겨진 맛집에서 식당 주인과 프로그램 참여자가 대화도 나누고 좋은 인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바랐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5만명이 좀 넘는데, 대부분은 그런 제 뜻을 잘 이해하고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투어뿐만 아니라 쿠킹 클래스를 통해서도 많은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계신데요. 국적 분포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국가나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좀 다른 편이겠죠?

우선 쿠킹 클래스와 투어는 참여하는 분들의 성향에서부터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좀 더 진지하게 음식과 요리를 탐구하는 분들, 심각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근심과 고민이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 분들이 수업을 듣습니다. 초기에는 미국, 캐나다에서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호주, 유럽 등으로 조금씩 확대되더니 이제는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클래스에 참여합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상대적으로 비슷한 음식 문화를 가진 중화권이나 동남아 국가에서 온 여행자들입니다.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타국에 가서도 푸드 투어를 하고, 요리 수업을 듣지 않나 생각해요.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태국 같은 곳에서 온 분들이 음식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국가나 지역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에도 큰 차이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싱가포르 사람들은 해물 파전, 러시아 사람들은 육개장,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소고기 갈비구이를 좋아합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음식 자문을 구하는 분들께 갈비구이를 추천해드리기도 했습니다.) 모든 외국인들이 다 갈비찜이나 비빔밥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맛있는 한식을 권할 때에도 한국인의 입맛보다 타국에 대한 정보나 이해가 필요합니다.



외국인들에게 한식과 조리법을 소개하는 책을 영어와 여러 외국어로 펴내기도 하셨는데, 외국인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한식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한식이 결코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각자의 나라나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가 같을 수는 없겠지만, 흔히 구할 수 있는 고기나 채소로도 비교적 쉽고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기존에도 한식 요리에 대한 외국어 서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손이 많이 가고 여럿이서 먹는 부담스럽고 쉽지 않은 음식들이 많이 소개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싱글 라이프라는 트렌드에 맞게 짧은 시간 내에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한식 28개를 엄선하여 1인분용 조리법으로 쉽게 소개하는 책 “A Korean Kitchen Companion”을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외교부와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했고, KF 주관 행사에도 음식 자문으로 몇 번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음식이 대주제는 아니라도, KF가 하는 수많은 공공외교 사업이나 활동에도 음식이 곁들여지는 일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행사에서 한식이 좀 더 많이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외교부나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여러 산하기관에서 타국과 상호 교류 발전을 위해 여러 사업을 하는데, 그것이 축제든 전시든 포럼이든 분위기에 맞게 한식을 좀 더 많이 활용하고 자연스럽게 녹여내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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