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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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총장

KF는 해외에 한국을 바르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인사 또는 단체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2008년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7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의 영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의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총장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며 한국학 발전 및 한-러 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했으며, 재직 중인 학교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는 약 120년 전 유럽 최초의 한국어 강의가 시작된 대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상소감 내내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 그의 못다한 이야기를 KF뉴스레터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Q.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신 기분이 어떠신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KF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수상의 영광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한국-러시아 관계 발전을 위해 애써온 것이 벌써 10년이나 됐는데요. 그 동안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아 기쁩니다. 양국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오기는 했지만, 사실 그간의 일들은 저 스스로 기쁘고 즐겁게 활동했던 것이라 제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면서 해온 일들로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동안 함께 의견을 나누고 같은 뜻으로 일해왔던 한국, 러시아 학생들, 연구자들, 교수들, 총장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두 나라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Q. 총장님은 10년 넘게 한국-러시아의 외교 및 교육∙문화∙ 예술∙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확대에 힘써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10년간 많은 사람들과 크고 작은 일들을 해왔기 때문에 하나하나 기억을 되짚어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좀 두서 없이 말씀을 드리게 될 지도 모르겠는데요. 일단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늘어났다는 것이 가장 뿌듯합니다. 지난 10년간 러시아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가 5배 이상 늘어났고, 한국을 찾는 러시아 학생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공동 연구, 저술, 학술 교류, 교환학생 등 거의 모든 인적 교류가 확대되었습니다. 10년 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 한국 관련 교과과정이 4~5개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20개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 음악과 무용 앙상블 팀도 생겼고,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를 러시아어로 번역 출판했으며, 캠퍼스 내에 작가의 동상도 세웠습니다. 또한 한국 문화 페스티벌도 개최했고요. 그 모든 것이 제가 한국을 무척 좋아해서, 한국과의 교류 확대를 큰 기쁨이라 생각하고 추구했던 일들이라고 하면 믿으실지 모르겠네요.



Q. 정말 어려운 일들을 해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그 수많은 일들 중에서 가장 뜻 깊게 생각하는 것들을 한두 개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외국을 여행할 때 주로 어디를 방문하시나요? 박물관, 미술관, 기념관 같은 곳을 찾는 이도 있겠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장소나 타국의 종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들을 찾기도 하지요. 저는 주로 훌륭한 사람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편입니다.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고요? 저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박경리의 동상을 세우고, 서울 도심에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푸시킨 동상을 제막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았을 때, 러시아 사람들이 서울을 찾았을 때 가볼 만한 곳을 조성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또한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을 좀 더 편하고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비자 면제 협정을 이끌어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2013년 한러대화포럼 때 한국 측 조정위원장과 함께 양국 대통령께 무비자 협정에 대한 건의를 드린 바 있습니다. 당시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이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저희는 비자면제협정이 양국 교류 확대 및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바로 이듬해 이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양국 발전을 위해 이러한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저희의 진심이 잘 전해져 빠른 시간 내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죠.



Q. 2018년에는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되셨고, 2019년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받게 되셨습니다. 2020년 새해에는 한국과 어떤 인연을 맺고 싶으세요?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20년 새해에도 여러 가지 계획이 있습니다. 일단 한국과 러시아의 대학들이 학생들의 학위를 서로 인정할 수 있도록 교육 행정적인 교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밟아야 할 절차들이 산적해있지만, 상호간의 학위인정이 이뤄져야 더 많은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가 확대, 발전할 수 있으므로 꼭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은 현대문학의 교류입니다. 양국에서 출판된 문학이나 소설 작품을 보면 고전문학의 비중이 월등히 높습니다. 현대사회를 그리는 최신 현대 문학작품들은 번역, 출간이 매우 드물게 이뤄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새해에 양국의 훌륭한 최신 문학을 번역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만 읽어도 15~20명의 한국, 러시아 작가를 알 수 있도록 20편 가까운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소설집을 출간하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입니다. 또한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양국에 개봉, 상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있습니다.


Q. 한-러 언어 및 문화교류를 넘어, 양국관계 증진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 확대 및 증진을 위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러시아 역시 남북 교류에 있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학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는 분명 한계가 있겠지만, 문화적, 인적 교류를 늘려감으로써 정치적, 외교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적대적인 분위기나 긴장감은 문화 교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남∙북∙러 3국이 함께하는 학술 행사나 여름∙겨울 캠프, 남∙북∙러 종단 자전거 랠리, 마라톤 등 캠페인 성격의 스포츠 이벤트 등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런 활동이 지속, 반복되면 남북 국민들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더 확대될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도 단지 양국의 관계 발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해 의미 있는 상호작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한러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 사이에 더 많은 방문과 우호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KF 역시 한러 관계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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