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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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윤 아트피버 대표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립니다"

한국인 누구나 한글의 우수성을 알고 자랑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디자인을 강조하는 제품에 한글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한글 가방을 출시한 아트피버의 주기윤 대표는 애국심에 기대지 않고도 디자인만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의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인 한글 디자인 기반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글의 조형미를 강조하여 디자인한 가방 출시
미국, 중국 등에서 오프라인 편집숍과 온라인 판매 진행
세계에 한글의 아름다움 알릴 또다른 프로젝트 준비


아트피버가 진행하는 한글 캠페인의 내용과 가방 출시 배경을 들려주세요.
아트피버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후원하며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하는 플랫폼입니다. 디자인을 강조한 상품을 개발, 판매하거나 아트북을 출판하고 전시회나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합니다. 한글을 주요 디자인 소재로 활용한 상품을 만들고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회사 내부에서 검토할 때마다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정확한 콘셉트가 생기면 해보자고 보류해오다가 이번에 실행하게 되었죠. 한글로 가방을 디자인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한글폰트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젝트예요. 한글도 디자인 소재로 충분히 예쁘고 멋질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글은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지만 디자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디자이너가 많아요. 이런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인에게 한글은 직관적으로 읽힙니다. 티셔츠에 ‘사랑해’라고 적혀 있으면 어쩐지 웃긴 거죠.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한글 사용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한글 디자인을 시도해도 자음만 몇 개 활용하는데 그래선 제대로 읽히지도 않고 한글로 디자인하는 의미가 충분히 반영된다고 보기는 힘들죠. 저희가 한글 가방을 디자인한 원칙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한글로서 읽히고 의미가 전달되게 하자. 둘째는 한글을 몰라도 그 자체로 멋스러운 패턴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자. 해외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니까요. 한글을 패턴처럼 디자인하는 데는 강병인 작가의 역할이 컸어요. 서예와 캘리그래피, 디자인을 같이 하시는 분이라 저희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작업해주셨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작품 일부와 한글 캘리그라피로 디자인한 가방 / 사진 제공. 아트피버


나태주 시인의 ‘내가 너를’이라는 시를 사용했는데 어떤 의도인가요?
디자인된 한글의 의미도 중요한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의 아름다운 시로 디자인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많은 분들이 알고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철저히 대중의 눈높이에서 찾은 결과입니다. 이 시는 원래 제목 없는 연작시인데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면서 누군가 ‘내가 너를’ 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들었어요. 시인과 독자의 소통, 협업 사례인 셈이에요.


가방 출시에 앞서 네티즌 펀딩을 진행했습니다.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펀딩은 일종의 예약구매이고 네티즌의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는 홍보마케팅 수단이죠. 가격이 낮진 않아서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펀딩이 조기에 완료됐습니다. 곧 온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고요. 한글로 가방을 디자인한 취지에 공감해주신 분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가방이 예쁘고 멋지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애국심으로 이 가방을 사주시는 분들보다 예쁘고 좋아보여서 선택하는 분들이 많기를 바랐어요. 특히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젊은 소비자들이 들고 싶다고 느끼는 가방을 만들고 그게 유행으로 번져나가기를 기대했습니다.



해외 판매 계획은 어떤가요? 아트피버는 이전에도 해외에 진출한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점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중국은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편집숍에서 판매할 계획이에요. 베트남은 엔터테인먼트사와 프로모션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고요.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편집숍과 온라인 판매를 모두 시도하려고요.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논의 중입니다. 해외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차근차근 해나가야 문제가 없다는 걸 이전의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예를 들면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하는 게 중요해요. 현지에서 상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파악하기도 힘들고 재고 관리가 잘 안 돼서 판매하고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있었거든요. 좋은 파트너를 찾기 위해 만나서 대화하고 현지 상황도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오가기가 어려워져서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하나 풀어가려고 합니다.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확산하고 세계에 한글을 알려나가기 위해 또 어떤 일들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앞으로의 계획과 KF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아트피버는 한글로 디자인한 상품을 1년에 한 종류 이상 꾸준히 선보일 계획입니다. 가방 후속으로 한글 자모를 활용한 주얼리 제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상품이든 예뻐야 하고 상품성, 매력으로 승부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성공하면 유사 상품이 나오고 그게 유행이 되고 한글을 디자인하기에 매력적인 문자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늘어날 거예요. KF처럼 공신력 있고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기관에서 홍보를 지원해준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한결 수월할 것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해 외국 대중을 만나는 분들이 한글 아트 가방을 들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공간에 상품을 전시할 기회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한국의 문화 상품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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