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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정신으로 예술 세계를 확장한 비디오 예술 창시자 영국 테이트 리버풀 갤러리 백남준 展 삼촌(Uncle), 1986 © Estate of Nam June Paik, Courtesy Carl Solway Gallery, Photo by Cal Kowal.

세계적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 서거 5주년을 기념하여 독일과 영국에서 회고전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하고 영국 테이트 리버풀과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팔라스트 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회고전은 최초의 비디오 미술가이자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서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전위 음악가, 행위 예술가, 미술과 문화의 미래를 예견한 선지자로서의 백남준에 주목한다.

사후 첫 회고전으로 예술적 혁명의 의미를 되새기다

한국을 비롯하여 작가가 주로 활동한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백남준은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잘 알려진 예술가이지만, 놀랍게도 영국에서만은 작가적 위상이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아서 미술계의 전문가 층에서만 이해하는 작가에 가깝다. 1988년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을 제외하면 그의 미술 세계가 영국 관객들을 만난 기회는 거의 전무하다. 영국의 대표적 미술관이자 세계 미술계의 주요 기관인 테이트 미술관이 그의 회고전을 열게 됨으로써 이제 백남준은 보다 광범위한 미술의 장으로 그의 명성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작가 사후 최대 규모의 회고전인 이번 전시는, 테이트 리버풀과 FACT (Foundation for Art and Creative Technology)에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백남준의 독특한 접근이 어떻게 오늘날의 미디어 아트를 형성시켰는지 돌아보는 동시에, 음악과 행위 예술에서 시작된 그의 아방가르드 정신이 이후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을 통해 어떤 예술적 혁명을 가능하게 했는지 보여준다.

예술 창작과 향유하는 방식에 대한 범주를 넓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포함된 테이트 리버풀의 전시는, 50년대 말부터 90년대에 이르는 동안 제작된 대표작들을 보여주며, 많은 작품들이 영국에서는 최초로 공개된다. 액션 음악, 퍼포먼스, 플럭서스 그룹의 일원으로 참여한 행위 예술 등 초기 작품부터 TV 작품, 로봇 조각, 대규모 설치 작품까지, 백남준 예술의 다양성을 증명하는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조작된 피아노> (1962-63), <레코드 시쉬케밥(임의 접속)> (1963-79) 등은 전위 음악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며, <자석 TV> (1965), <초> (1989) 같은 작품들은 전자 실험에 대한 그의 다양한 접근을 보여준다. 한편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 독일의 개념 미술가 요셉 보이스 등과의 공동 퍼포먼스를 중점적으로 고찰하는 섹션을 마련하였고, 서신, 엽서, 포스터 등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고자 했다. 또한 백남준의 개별 퍼포먼스와 초기 전시들에 대한 사진 및 다큐멘터리 자료들 또한 풍부하게 제시되어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다.
텔레비전을 미술적 매체로 이용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 백남준은 화가의 붓 대신 텔레비전이 형과 색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비디오 물고기>, 등은 대표적인 예다. 작가는 또한 보다 넓은 범주에서 예술을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선불교로부터 사이버네틱 이론, 매스미디어 이론까지 폭넓고 깊은 지식을 가졌던 작가답게 백남준은 예술적 창조성에 대한 비권위적이고 개방된 시각을 발전시켰고, 미술의 영역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문화적, 기술적 혁신의 장으로 확장시켰다. 전자 예술 및 전위 예술에 대한 그의 강렬한 관심은 전시 전반에 걸쳐 꾸준히 발견되며, 실험적인 정신이야말로 그의 예술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임을 깨닫게 해준다.

첨단기술에 녹인 휴머니즘으로 소통을 꿈꾸다
국제적 미디어 아트센터인 FACT에서는 백남준의 후기 레이저 작품 <레이저 콘> (2001-10)이 전시된다. 역시 영국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그의 ‘포스트-비디오’ 시기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동시에 정신성을 강조한 이 작품은, 테크놀로지에 대한 휴머니즘적 관점을 잃지 않은 작가의 독특한 예술관을 반영한다. 이 외에도 <글로벌 그루브> (1973),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 <바이 바이 키플링> (1986) 등 백남준의 대표적 비디오 작품과 위성 생방송 프로젝트를 통해, FACT의 전시는 미래로 지속되는 작가의 영향력을 강조한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 보는 이의 참여를 강조하는 열린 소통을 지향한 백남준의 민주주의적이고 이상주의적인 태도는 이질적인 문화와 사회 간의 평화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꿈꾼 그의 위성 프로젝트에서 특히 강조된 개념이었다.

인터넷으로 현실화된 전자 정보의 ‘슈퍼하이웨이’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MTV의 원조가 된 뮤직 비디오의 장을 열었을 뿐 아니라, 누구나 비디오를 만들어 내고 무료로 공유하는 유투브의 원형을 창조한 백남준. 어찌 보면 그는 예술가에 앞서 미래를 예견한 선지자였다. 이번 회고전이 그의 예술적 위상과 역사적 중요성을 재인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숙경 영국 테이트 리버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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