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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그 아름다움에 빠지다  러시아 출신 KF 체한펠로 한국 체험기




지난 4월 28~30일, 2박 3일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마련한 KF 체한펠로 강원도 답사 여행 덕분에 나는 한국의 자연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봄은 더없이 화사한 색깔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강원도의 자연을 알게 된 것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서였다. 그 소설은 봄이 만개한 메밀꽃밭이라는 예술 공간 속으로 나를 이끌었고, 나는 자연의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작가의 재능에 적잖이 놀랐다. 내적인 자유가 충만한 사람만이 활기찬 봄의 자연미를 그렇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게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자연 앞에서는 시대의 모순이나 서민의 힘겨운 일상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게 된다.
강원도의 자연은 인상적이다. 기후와 풍광이 한국의 다른 지방보다 더 험하다. 장엄한 설악산은 세상만사가 무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한국의 시인들에게 있어 자연은 곧 사원이며, 관조하는 태도는 극동지역 시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시조의 대가 윤선도도 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시조를 즐겨 썼다.

설악산에서, 서울 올림픽 공원 조각상 '대화'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뫼를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온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웃음도 아녀도 못내 좋아하노라

한국의 시조는, 민족 고유의 다른 서정적 장르에서도 그렇듯
지리적, 민족적, 시간적 특징이 명확히 느껴지도록 풍경을
묘사한다.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임자 없는 명월이라

이 중에 병 없는 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

해변가에 우뚝 솟아있는 소나무 성혼(1535-1598)의 이 도가적 시조는 위대한 자연에 바치는 찬가다. 개인적 자유가 전혀 없는 위계 사회와 군주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종종 그의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아 그의 마음속에 반항심을 불러일으켰다.
시조의 주인공이 자연의 품에서 늙고자 하는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자연에는 위선도 거짓도 없다.
그것이 문명 세계와 다른 점이다.
현대인이 중세인과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날까?
시대와 도덕 그리고 삶에서 중시하는 대상은 계속 변해가지만, 인간의 본성은 항상 그대로다.
현대사회에서 기술 중심의 문명이 자연의 생명 깊은 곳까지 거칠게 헤집어놓은 탓에 이제 인간은 정신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때 자연의 미에 대한 관조는 그런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순한 사물에서 미를 발견하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교감하여 기쁨을 느끼는 능력. 바로 그것이야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근본이다.

나탈리아 니 (Natalia Ni),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양학연구소 문학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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